
the roots live in seoul
2009.1.21.wed.pm 7:30
melon-ax
opening
dynamic duo
member
black thought – rap
?uestlove – drums
kamal gray – keyboards
owen biddle – bass
captain kirk douglas – guitar
f. knuckles – percussions
damon bryson – sousaphone
set list
Thought @ Work
Here I Come
Game Theory
Star
Proceed
Step Into The Realm
Long Time
Mellow My Man
Criminal
You Got Me
Get Busy
The Next Movement
Encore
The Seed (2.0)
Men at Work
*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공연 리스트의 항목 하나를 지웠다. 그리고 죽어도 다시 봐야 할 공연 리스트를 새로 만들었다.
* 오프닝은 dynamic duo와 supreme team. 깔끔하게 세곡 부르고 들어갔다. 모두 모르는 곡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고 따라 불러 좀 놀랐다. roots 노래는 따라부르면서 dynamic duo의 곡은 ‘싸움박질’ 가사밖에 모르는 나는 사대주의자인가 싶기도. 다른건 잘 모르겠고 마이크가 세개밖에 없어 더블링도 못 치고 공연 내내 껌 씹으며 껄렁대던 e-sense가 인상 깊었다. 아,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덧 붙이자면 개인적으로 개코와 최자는 스킬, 태도, 센스 어느것 하나 나무랄 것 없는 좋은 MC라고 생각한다. 아마 곧 예정된 군생활도 잘할 듯 싶다.
* 공연 전 영상으로 roots의 입국 장면을 보여준 연출은 참 좋았으나 영상이 모두 끝난 후 공연과의 텀이 너무 길어 처음에는 금은보화를 안겨주려다 너무 오래기다린 탓에 자신을 구해주는 사람을 죽이겠다 결심한 신밧드의 모험에 나오는 호리병의 정령과 같은 마음이 들기도. 그렇다고 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한 the roots를 죽이고 싶거나 하지는 않았고. 튜바 연주와 함께 스쿨 브라스 밴드처럼 등장해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내는 roots는 동네형들처럼 푸근해 당장이라도 달려가 ?uestlove의 머리의 둘레를 재며 장난을 치고 싶었으나 만약 그랬다면 드럼 스틱으로 두드려 팰 것 같은 포스 역시 놓치지 않고 있었다.
* 첫 곡은 ‘thought @ work’. set list는 미리 조사하고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굳이 의외의 셋을 꼽자면 ‘rising up’을 부르지 않은 것 정도?)정규곡 외 사이사이 매쉬업처럼 끼워넣은 곡들은 예상을 벗어나는 곡이 좀 있었다. 여기에 대해선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리려 했는데 공연 뒷풀이로 술 마시는 사이 삼식이가 블로그에 다 올려버려 김이 좀 샜다는. 다시 여기 깔끔하게 삼식이가 적은 것과 내가 들은 곡을 추가해 정리하자면.
thought@ work
- iron butterfly ‘in-a-gadda-da-vida’(라기보다 nas의 ‘hiphop is dead’)
- incredible bongo band ‘apache’ (원래 ‘thought @ work’는 ‘apache’의 break을 쓴 곡이기도 하다.)
get busy
- kool & the gang ‘jungle boogie’
seed 2.0
- curtis mayfield ‘move on up’
you got me
- lil wayne ‘lollipop’
guitar solo
- guns n’ roses ‘sweet child o’mine’
- 지인이 솔로 중 bb king의 곡을 커버한 것 같다 얘기해주었다.
그 외 삽입된 곡
- black sabbath ‘iron man’
- slum village ‘fantastic’
- talib kweli ‘get by’
그리고 ‘fela kuti’의 곡을 커버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break you off’의 전주가 연주되었으나 실제 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roots는 공연 중 총 세사람을 언급했다. 언급한 사람은 당연히 j dilla와 fela kuti 그리고 bob marley 사실 bob marley는 fela kuti 얘기하다 중간에 잠깐 얘기가 나온 건데 정작 환호는 fela kuti보다 크더라. roots 공연 날은 barack obama의 취임식이기도 해 그에 관한 멘트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아시아 변방의 나라 와서 자기네 대통령 얘기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하지만 역시 같은날 뉴스에는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 GQ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한국에 꼭 필요하다 발언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더랬다.) 사실 어제 barack obama 취임식 보며 분명 이거 roots 형들도 보고 있을텐데 괜히 일본에서 시차적응 다 해놨는데 저거 보느라 피곤해서 공연때 피곤해 하거나 하면 어떡하나. 막 이런 쓸데 없는 걱정을 하기도. 공연을 보니 정말로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 오지랖 걱정 하나 더 하자면 ?uestlove형 생각했던 것 보다 엉덩이가 너무 커서 좀 걱정되더라. 영상에서도 도넛 사먹고 버스 좌석에 앉자마자 책부터 꺼내 읽고 게다가 파트도 항상 앉아있는 드럼이고. 블로그에 포스팅 좀 덜 해도 좋으니 시간날 때 운동이라도 좀 해주셨음 하는 마음이. 우리 ?uestlove형 성인병이라도 걸리면 어떡해.
* roots의 사운드는 그들의 이름처럼 끊임 없이 뿌리를 찾아 회귀-확장되었는데 이번 공연은 그들의 사운드 텍스쳐의 지도가 얼마나 확장되었는지 분쟁지역 없이 고루 펴놓았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음악은 훵키하며 싸이키델릭했고 때로는 락킹했다. 힙합에서부터 훵크/소울, 블랙록, 프리재즈, 심지어는 LA메탈까지 roots라는 그릇 안에 각양각색의 장르가 고유의 색을 잃지 않은 채 아무런 위화감 없이 담겨 있는 풍경은 참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정성스레 차린 최고급 요리를 맛 보는 기분. 하지만 확실히 ‘phrenology’ 앨범부터 ‘재지한 힙합’이란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던 roots의 음악 성향이 2차성징을 격듯이 격렬하게 바뀐 탓에 그 전 앨범의 곡들보다는 최근 앨범 곡들이 더 합이 잘 맞게 들렸다. 특히 공연 종반부에 플레이한 ‘get busy’는 지금의 roots가 어떤 밴드인지 포인트를 찍는 곡이었다고 생각.
* 멤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는 역시 프론트맨인 black thought. black thought에 대해선 에너제틱하고 스킬풀하나 베리에이션은 부족한, 즉 오래 듣기엔 좀 심심한 mc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감히 ‘재미없다’는 평가를 내린 것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의 랩핑은 비밥 연주자의 연주처럼 에너제틱하고 버라이어티하게 각 곡의 그루브의 한 축을 이루었으며 심지어 ‘move on up’에서는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외의 노래는 대부분 kirk douglas가 담당) 근데 jay-z도 그렇고 꼭 랩하는 형들은 처음에 옷 다 껴입고 올라와 얼마 안가 옷을 벗더라. 제대로 못 봤는데 점퍼가 비싼거였나 보다.
* 내가 있는 자리에서는 저음이 잘 들리지 않고 들린다 하더라도 사운드가 뭉개져 들렸다. 그 덕에 damon bryson 형이 어깨에 담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무거운 튜바를 들고 내내 뛰어다니며 들려준 연주도 ?uestlove가 육중한 하체로 진중하게 눌렀을 킥 소리도 거의 듣지 못했다. 반대로 하이는 너무 커서 kirk douglas가 기타 솔로를 할 때는 좋은 연주와 관계없이 귀가 아프기도. 생각해보니 국내에서 공연을 보며 단 한번도 사운드에 만족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 공연이 끝난 후 다시 무대에 올라온 roots는 20분 가까이 무대위에서 머물며 수건, 드럼스틱 열댓개, 심지어는 스네어피까지 직접 사인을 해 던졌는데 역시 이번에도 나는 받지 못했다. 지인인 딸기쨈토끼군이 드럼스틱을 받았다길래 지금 부두인형을 만드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uestlove의 머리에 꽂혀 있던 빗이 받고 싶었는데 역시 그건 던지지 않더라. 뭐, 이런건 사소한 팬서비스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그러한 것 하나 하나가 큰 감동의 요소인지라. 참고로 공연이 있던 20일은 ?uestlove의 생일이었다고 하던데 되려 우리가 그에게 너무 큰 생일턱을 받은 것 같다.
* 사실 가장 듣고 싶었던 곡은 ‘come alive’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100% dundee’였는데 이 곡은 지금은 부를 수 없겠지. malik b도 rahzel도 scratch도 남아있지 않으니. 죽기전에 roots를 거쳐간 멤버들이 모두 모인 말 그대로 the legendary roots crew의 공연을 볼 수 있기를. 최고의 밤을 보낸지 며칠도 되지 않아 더 최고의 밤을 바라고 있으니 참 사람의 욕심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the roots ‘star’ @ melon-ax
(동영상 촬영 및 공유해주신 YH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