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하나로 space age를 창조해 낸 esquivel 옹.

추석 오후, 감기 몸살과 문을 닫은 식당에 절망하며 내게 닥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다 esquivel을 찾아 들었다. 트래디셔널한 그의 음악과 뿔테안경을 쓴 그의 완고한 얼굴이 왠지 명절과 잘 어울린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들은 그의 음악에선 우주여행선을 타고 창 밖으로 화성의 표면을 바라 보며 먹는 분홍색 송편맛이 났다. 나는 정말로 space age에는 어떤 pop을 들을지 송편맛은 어떨지 궁금해졌지만, 뉴스를 보고 곧 그 궁금증을 거두었다. 뉴스의 헤드라인은 우주여행선과 우주에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우주 송편 개발 소식 대신 여백 하나 없이 빽빽하게 리먼 파산과 boa의 메릴린치 인수 소식으로 장식되어 있었거든. 세상에 space age가 다 뭐야. 지금은 space age는 커녕 유동성과 불확실성이라는 아마추어 선수가 파멸이라는 줄 위에서 밀어내기 게임을 하고 있는 economic age인데. 비록 클라우저 2세에게 엉덩이를 까이더라도 자본주의의 돼지라도 되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어.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economic age를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자본주의의 돼지가 되려 했으나 문을 연 식당이 없어 실패하고 일단 냉장고 청소를 했다. 몇개월만에 냉장고 밖 세상을 맛 본 음식물들에게서 화성에서 자란 야채같은 냄새가 났다. 그리고 스피커에선 여전히 esquivel이 space age pop을 연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