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aka som sistema ‘black diamond’

어제 늦은 저녁 ‘영화는 영화다’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며 이 영화를 볼 영화광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이 풍성하고 촘촘하며 충격적인 텍스트 앞에 그들은 steve jobs의 키노트를 훔쳐 본 애플매니아처럼 즐거워 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화광하니 스스로 영화광이라 주장하던 전여옥의원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지 궁금하다. 요새는 멜라민과 촛불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느라 바쁘셔서 영화를 잘 챙겨보지 못할 것 같긴 하지만.) 영화광들이 전혀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괜한 경쟁심을 가지된 광의적 의미의 소극적 댄스뮤직광인 나는 최근 buraka som sistema의 음반을 들으며 ‘영화는 영화다’를 보며 영화광들이 느꼈을 법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buraka som sistema ‘sound of kuduro’ remix ep

모든 국가에는 그 국가만의 스트리트 사운드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바디가 장악하고 있는 한국의 스트리트 사운드는 아아…) MTV에서 benny benassi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자란 앙골라의 게토 키드들은 자국 특유의 afro beat와 ska, calypso 샘플 등을 융합시켜 매혹적인 DIY 테크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음악은 리스본의 앙골라인 커뮤니티와의 왕래를 통해 kuduro라는 이름을 갖추고 포르투갈의 음악씬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참고로 앙골라는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1975년 독립했다. 우석훈의 ‘촌놈들의 제국주의’에 따르면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독립 후에도 경제적/군사적 이해 때문에 자국을 침략-지배했던 유럽의 국가들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buraka som sistema의 ‘black diamond’의 첫 트랙의 제목이 ‘luanda/lisboa(lisboa는 lisbon의 포르투갈어 표기)’인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이 후 이들의 음악은 localized dance music 계의 얼리아답터 diplo, switch, m.i.a.등을 통해 전세계의 클럽(한국 제외)을 강타한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알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건 역시 ‘sound of kuduro’ 뮤직비디오일 것이다.

buraka som sistema (feat. m.i.a., dj znobia, saborosa, puto prata) – sound of kuduro

올해 3월 youtube를 통해 공개된 ‘sound of kuduro’의 뮤직비디오에서 m.i.a.는 이렇게 외친다. ‘one drop, two drop, three drop, four. sound of kuduro knock your door.’ 그렇게 kuduro 사운드는 세계인의 문을 노크했고, 눈치 빠른 이들은 자신의 문을 두드린 이의 정체가 할로윈 복장을 한 이웃집 꼬마아이가 아님을 눈치챘을 것이다. 당신의 문을 두드린 건 한손엔 오일을 한손엔 다이아몬드를 들고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댄스 음악을 연주하는 앙골라인이었다. 여기서 나는 당신이 이미 ‘sound of kuduro’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할지라도 저작권 뱀파이어의 송곳니를 감수하면서 올리는 이 곡을 다시 한번 들을 것을 권한다. 그들의 영상은 앙골라의 kuduro 무브먼트를 느끼기엔 충분하나 현란한 패닝을 통해 구축되는 폴리리듬의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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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aka som sistema (feat. m.i.a., dj znobia, saborosa, puto prata) – sound of kuduro
buraka som sistema ‘from buraka to the world’

2006년 발매 된 그들의 첫 ep ‘from buraka to the world’는 앨범 제목처럼 그들의 이름과 kuduro라 불리는 댄싱 건 머쉰을 세계의 클럽에 알리기에 충분한 역작이었고 2008년 3월 발표된 ‘sound of kuduro/kalemba(wegue wegue)’는 그 댄싱 건 머쉰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올해 9월 발표 된 그들의 첫 풀렝쓰 데위 앨범 ‘black diamond’는 kuduro에 가격당한 파티고어들이 흘린 피로 댄스 플로어가 피로 흥건해질 것임을 알리는 앨범이다.(blood on the dance floor!) drum & bass 프로듀서로 오랜기간 활동해온 dj riot, lil’john, 앙골라의 프로듀서 conductor. buraka 지역에서 도원결의한 이 촌스러운 이름의 세 프로듀서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실로 경이롭다. 비록 앙골라에서의 다이아몬드는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blood diamond’였지만 buraka som sistema가 만들어 낸 ‘black diamond’는 강하고 아름답다. afro beat, grime, dubstep, breakbeat, drum & bass, house, balie funk, b-more breaks 등의 장르적 에센스를 한데 모아 140bpm으로 쉴틈없이 믹스한 리듬의 텍스쳐는 풍성하고 촘촘하며 충격적이며,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진 리듬 위로 얹어진 m.i.a., saborosa, puto prata, deize tigrona와 같은 적절한 게스트의 공격적인 토스팅은 청자에게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라 윽박 지르는 듯 하다. (본 내용은 그게 아니겠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올해 이보다 더 뜨거운 댄스 뮤직 음반이 나올 수 있을까. 당신도 이 음반을 듣는다면 댄스 플로어 위에서 뜨거운 검은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하 찌질한 내용이라 옅게 처리) 그러기 위해선 그들의 음악이 댄스 플로어에서 울려 퍼져야 할텐데 국내 디제이 중 이들의 음악을 선곡할 이는 얼마 없을 것 같으니 당신도 뜨거운 검은 피를 흘리고 싶다면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이들의 음악을 선곡하고 있는 dj app의 (얼마 되지 않는) 스케쥴을 체크하는게 좋을 것이다. ‘영화는 영화다’를 본 영화광들이 모두 ‘영화는 영화다’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건 아니지만, buraka som sistema를 들은 나는 언제라도 그들의 곡을 선곡할 수 있다. 고로 상대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 우리의 경쟁은 내 승리다. 

참고자료

dj soulscape blog의 sound of kuduro 포스트 

buraka on sistema interview (bbc collective) 

한겨례21:핏빛 다이아몬드, 진실이 우는 땅 

buraka som sistema – beef

buraka som sistema (feat. pongo love) – kalemba (wegue wegue)

buraka som sistema (feat. petty) – yah

buraka som sistema (feat. petty) – wawaba
[#M_곁다리|역시 이박사님|

6,70년대 음악에서 빼 먹을거 다 빼먹고 요새는 80년대 음악에서 신나게 빼 먹고 있는 댄스 뮤직씬이 현재 서서히 관심을 돌리고 있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인데, 이는 balie funk, coupe decale, kuduro 등의 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얼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