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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ufo

(이 노래를 들으며 본문을 읽으면 더욱 재밌..지는 않다. 그냥 곡 제목이 ufo라..) 

UFO가 내려오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눈은 뜨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눈을 감는다고 해서 UFO가 내 눈두덩이를 빨간신호등으로 생각하고 잠시 정지해 있을 것도 아니지만, 나는 사자가 나타나면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사자가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아프리카 초원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멍청한 동물처럼 (왜 내가 이딴 멍청한 동물의 이름까지 기억해야 하나. 매일마다 뉴스에서 멍청한 인간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한데.-라는건 핑계고 혹시 이 동물의 이름을 알고 계신 분은 제보 바란다.) 눈을 감고 UFO를 맞이할 방법과 UFO가 등장한 이후 내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라엘리안 무브먼트에 가입해 둘껄 그랬나. 나, 라엘리안이 감각을 키우기 위해 단체로 벌거벗고 프리섹스한다는 거 좀 하고 싶었는데. bret anderson처럼 심정적인 라엘리안이라 주장해볼까. 적어도 외계인은 지금의 신보단 자비롭겠지. 그보다 자비롭지 않은 건 불가능하니. 아, 근데 그렇다면 UFO가 내려오면 이제 프리섹스의 시대가 열리는건가? 아니,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기쁘다 외계인 오셨네’ 노래 부르며 우리에게 (프리섹스의) 구원을 내릴 외계인을 환영해야.. 라는 생각을 하며 번쩍 눈을 떴다. 하지만 파란신호등이 된 내 눈앞을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던건 UFO 따위가 아니라 유난히 왱왱거리는 소리가 컸던 모기 한마리. UFO는 망상이었고 지구온난화는 현실이었다. 그럼 그렇지. 나날이 빙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지구따위 별에 외계인이 굳이 찾아올 이유가 없지. 혹시 외계인은 어패류일까. 비린내가 날테니 친하게 지내는건 무리겠군. 그들을 칼로 베어 내 바로 먹으면 회가 되는건가. 시덥잖은 생각을 지속하다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습관처럼 뉴스를 봤다. 그곳에는 산업은행 민영화, 교과서 수정, 이명박의 ‘지금 주식 사면 부자된다’ 따위의 기사가 아프리카 초원의 멍청한 동물 가죽처럼 걸려 있었다. 아, 외계인은 먼 곳에 있는게 아니구나. 라엘리안이 괜히 이명박을 지지한게 아니었어. 근데 이명박은 설치류인데, 친하게 지내기 힘든 건 마찬가지로군. 답답한 마음에 밤새 UFO 대신 내 하드안에 착륙한 AV와 조우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무더위에 항거하여 여배우들이 하나 둘 옷을 벗었다. 내 몸의 일부가 지구의 중력을 거슬러 저 멀리 외계를 향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christophe lemarie

프랑스 출신의 lacoste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도쿄와 파리에 플래그 스토어를 갖고 있으며 얼마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2008 S/S 시즌 콜렉션을 발표했다. 백화점보다 광장시장이 가까운 내가 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앞으로 stones throw 레이블과 콜라보레이션을 할 예정이기 때문. 이미 그는 ESG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레트로 풍의 셔츠를 발표한 바 있다.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quasimoto, madlib, j-dilla 등의 음반을 소개하고 있으며 플레이리스트에선 james pants, j-dilla의 곡을 들을 수 있다. 근데 옷은 딱히 내 취향은 아닌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lema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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