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r ‘coffe & tv’
blur의 ‘coffee & tv’ 뮤직비디오에는 커피와 티비 대신 우유가 등장한다. blur 역시 그룹명의 의미와는 다르게 귀에 선명하게 남는 팝송을 들려 주고 있으니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우유는 상표 대신 얼굴 그리고 팔과 다리를 달고 있고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갖고 있어 자신의 몸에 새겨져 있는 실종 광고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내용만으로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원죄를 씻기 위해 무림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수행자를 연상할 법도 하지만 그러기엔 이 우유의 표정과 몸짓이 지나치게 귀엽다. 아마 당신이 20세기 말 신촌 백스테이지 2에서 죽쳤다면 이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 울려퍼졌던 여자들의 환호성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뮤직비디오는 이들의 귀여운 표정을 제외한다면 사람으로 치면 몸이 분쇄되고 온 몸의 피가 빨리는 고어물에 가깝다. 결국 이 우유는 밴드 한다고 집나간 정신머리 없는 아들새끼를 찾아오는 데 성공하지만, 자신의 의무-인간에게 먹히는 것-를 다하고 날개달린 영혼이 되어 하늘나라로 향한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그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던 (우유의 유통기한을 생각해보라.) 딸기우유가 함께 한다. 아마 그들은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사랑을 나누며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이 뮤직비디오가 처음 등장했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coffee & tv’의 가사처럼 끔찍한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만 극락을 누리는 게 배아프다면 다시 이들을 이승으로 끌어내자. 이들을 이승으로 끌어내는 건 어렵지 않다. 당신에게 필요한건 컬러 프린트와 가위, 풀 그리고 milkyfan.com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도면도 뿐이다.



이들을 다시 불러냈다면 어떻게 이들을 괴롭혀 줄지 궁리하자. 얼굴에 낙서를 한다든지 손과 팔을 하나씩 떼버린다든지. 과연 우유는 어떤 체위로 섹스를 하는지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실제 우유가 있다면 부카케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것을 이 귀여운 녀석들을 직접 만들어 당신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영원한 극락을 누릴 순 없겠지만 선물을 받고 감동한 상대가 이 끔찍한 일상에서 작은 위안 정도는 줄 수 있을지 모른다.
p.s:이 포스트를 보고 있을, 평소부터 ‘coffee & tv’ 우유를 꼭 갖고 싶어했던 ming양은 정보 제공에 대한 댓가로 이것을 두개 만들어 내게 선물해 주길 바란다. 물론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이성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점쟁이의 말대로 당신 주변의 남자는 찌질이에 변태밖에 없잖아. 참고로 네가 만들어 준 우유는 내가 작은 위안을 구하는 데 쓰도록 하겠다.
완성된 제품. 우유 주제에 커플이고 이지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