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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는 생각없이 즐거운 시대였다. 메탈 키드는 생각없이 머리를 흔들었고 디스코 우먼은 생각없이 하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복식사에 실리지 못할 형형색색 옷을 입어도 엄지 손가락을 들었고 모두가 자본주의의 영광을, 아니 그런 것 따위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시대를 즐겼다. 물론 메탈리프와 디스코바지 대신 통행금지와 최류탄 가스가 유행했던 한국은 제외하고. 그리고 80년대는 사라졌다. 어젯밤 술에 취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80년대는 필름이 끊겼다. 혹 몇몇 술에 덜 취한 이들이 그때를 기억해내곤 했지만 그들이 회상하는 그 시기는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촌스러운 시대였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 동조하며 함께 손가락질을 하곤 했고 어떤 이들은 애써 회상하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그 누구도 80년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80년대가 돌아왔다. 어느 순간 남자 아이들은 하이탑 스니커즈를 신기 시작했고 여자 아이들은 레깅스를 입고 일렉트로클래쉬에 맞춰 테크토닉을 추기 시작했다. 그 귀환은 정당하다. 생각없이 80년대를 즐긴 이들에게도 80년대를 즐기지 못한 우리에게도 . 지금은 생각이 없어야 즐거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상기후, 식량과 에너지 고갈, 빈부격차의 증대, 믿었던 신자유주의의 배신. 공산주의는 나쁘고 자본주의는 좋다는 것 말고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었던 그때에 비해 지금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고 곧 우리는 아무것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파티 후 썩지 않는 쓰레기만 남은 플로어 위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무시한 채 하늘 위의 디스코볼만 혹은 레깅스를 입은 여자 아이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춤을 추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생각 없이 이 시대를 즐기자. 아무리 생각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돌아올 건 월급 88만원과 구멍이 송송난 뇌세포일뿐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