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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에서 주최하는 WWDC는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전 세계의 개발자를 위한 콘퍼런스다. 하지만 예민한 취향의 게이나 쓰는 제품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의 애플 제품이 아이팟과 아이폰의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며 이 행사는 어느새 개발자만을 위한 행사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애플사의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주주들, 스티브 잡스의 늘 같은 검은색 폴라티/청바지 패션에 대해 두 페이지 이상의 기사를 써야 하는 패션 에디터, 새벽에 달리 할 일 없는 사람들, 애플의 통신 관련 기기가 한국에 언제 출시되는지 상황을 지켜보며 한국 이통사를 욕할 조급아답터들, 다음날 애플 새 제품의 단점만 골라 기사를 쓰며 삼성의 광고를 더 받아야 할 한국의 경제지 기자들, 애플 제품이라면 iDung이 나와도 열광할 애플 마니아들. 가로줄 무늬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사람뿐 아니라 세로줄 무늬 스트라이프 혹은 도트 무늬 셔츠를 입은 사람들까지 WWDC에 대해 관심을 두는 사람은 다양하고 많다. (주:개발자들이 가로줄 무늬 셔츠를 즐겨 입는 걸 빗대어 흔히 개발자들을 가로줄무늬 혹은 ㄱㄹㅈㅁㄴ라 표현하곤 한다.) 이는 IT가 우리의 일상생활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으며 더는 특정 직업군만의 것이 아니라는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개발자와 비 개발자를 나누는 기준 – 가로줄무늬. 하지만 모두 아이폰에 열광하겠지.

이 중 세 번째와 마지막 항목에 아슬아슬하게 발을 걸치고 있는 필자 역시 한국 기준으로 6월 8일 새벽 2시에 열린 WWDC의 인터넷 라이브 중계를 지켜봤다. 이날 WWDC는 아이폰 4의 발표가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HTC 디자이어의 약정기간이 23개월 남은 필자에게는 아이폰 4의 혁신적인 기술이 크게 와 닿지 않았고 (아니, 가능한 한 와 닿지 않게 하려 노력했고) 되려 관심을 끈 건 아이패드의 성공을 자랑하며 스티브 잡스가 내뱉은 이 문장이었다. ‘Going through some popular iPad apps: webMD, eBay, Gowalla, etc. Lot of great games. Iron Man, Avatar, Field Runners, golf, a really cool DJ app, flight tracker. A lot of newspapers and magazines.’ 이 문장은 본인에게 iPad를 구입해야 할 강한 구실을 만들어 주었는데 바로 다음 항목 때문이다. ‘a really cool DJ app’ (참고로 스티브 잡스는 이전에도 “Folks who want porn can buy and [sic] Android phone.“ 와 같은 발언으로 필자가 안드로이드 폰을 구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 폰을 구입하게 만든 스티브 잡스의 조언

사실 이는 아이패드가 출시되었을 때부터 예측되었던 일이다. 이 제품의 출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이패드 하나면 그보다 4배가량 비싼 부르주아들의 악기 재즈뮤턴트(Jazzmutant) 사의 레머(Lemur)를 대체할 수 있겠구나, 였고 그 생각을 했던 건 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무수히 많은 아이패드용 미디 컨트롤러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었고 그 중 일부는 레머와 비슷한 혹은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패드 출시 후 재즈뮤턴트 사에서 레머는 열 손가락 터치를 지원하며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며 아이패드와의 차별성을 주장했고 레머 유저 역시 Wifi로 미디 신호를 주고받는 아이패드에서는 레이턴시가 높을 거라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아이패드 역시 열 손가락 터치가 가능하고 터치의 정밀도는 이미 아이폰/아이팟 터치를 통해 증명된 바 있으며, 레이턴시 역시 실험 결과 매우 낮게 나와, 되려 아이패드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기인지 증명해 주었을 뿐이다. 결국 이 논쟁은 아이패드에서 레머처럼 컨트롤러를 커스텀할 수 있는 TouchOSC와 레머의 재즈 에디터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나냐는 것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대체로 터치 컨트롤러 전용으로 개발된 재즈 에디터가 편의성 면에서 좀 더 뛰어나지만 대신 오픈소스 기반의 TouchOSC가 커스텀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평을 듣고 있다.

(레머에 대해 궁금하다면 부끄럽지만 필자 블로그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결국 레머는 ‘명품’처럼 부르아 뮤지션들의 과시용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분명히 어느 누군가는 인터뷰에서 “아이패드? 그건 싸구려 장난감일 뿐이야. 진짜 뮤지션은 레머를 쓰지. 아이패드 따위는 생리대와 함께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라고”와 같은 멘트를 날릴 게 분명하다. (사진의 뮤지션은 평소 위와 같은 투로 인터뷰하나 본 멘트와는 관련 없다.)

아이패드를 통해 출시된 음악 만들기 어플리케이션은 아이폰/아이팟 터치에서 컨버젼 된 것을 포함해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 오늘 얘기가 나온 ‘a really cool DJ app’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하나는 그 자체로 디제잉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고 하나는 디제잉을 하는 데 쓰는 프로그램의 미디 컨트롤러로 쓸 수 있는 즉 레머처럼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자는 아직 장난감 이상의 의미가 있기 힘드나 어플리케이션과 아이패드에서 사용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이 발전하면 실전에 쓰일 가능성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는 포지션이고, 후자는 현장에서도 사용 가능하나 안정성의 문제로 아직은 섣불리 사용하기 꺼려지는 정도의 포지션을 갖고 있다.

둘의 상황은 클럽에 랩탑을 이용한 디제잉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상황과 유사하다. 파이널 스크래치(Final Scratch)를 시작으로 클럽에서 조금씩 쓰이기 시작한 랩탑 디제잉은 레이턴시 문제와 디제이의 순수성(이라 쓰고 가오라 읽는다) 문제로 초기엔 많은 디제이가 꺼렸다. 하지만 세라토 스크래치(Serato Scratch)와 트랙터 스크래치(Traktor Scratch)의 등장과 디제이를 위한 음원 사이트의 탄생 그리고 고성능 랩탑의 등장은 랩탑 디제잉의 전파를 가속했고 현재는 (한국을 제외하고) 랩탑 디제잉을 하지 않는 디제이를 찾기가 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에이블톤(Ableton)사의 라이브(Live)는 어떠한가. 세라토와 트랙터 스크래치가 그래도 원 믹서 투 턴테이블 (혹은 CDJ)라는 전통적인 상황에 바이닐이라는 컨텐츠만 디지털 음원으로 바꾼 형태라면 라이브는 기존의 디제잉에 대한 패러다임 그 자체를 바꾸었다. 라이브는 워프라는 기능을 통해 곡들을 루프로 구성된 레고 블럭처럼 다루며 수십 개의 채널을 사용하고 수십개의 이펙터를 조합해 쓸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세라토와 라이브를 결합할 수 있는 툴 브릿지를 이용한다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질 것이다.

DJ Shadow의 첫 내한 파티 때 디제잉을 했던 가리온의 JU가 파이널 스크래치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핫뮤직의 한 기자가 바이닐로 디제잉을 하던 디제이 쉐도우(DJ Shadow)와 비교, 디제이의 자격이 없다 얘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디제이 쉐도우도 세라토를 사용한다.

세라토와 트랙터 스크래치 역시 기존의 디제이 장비를 이용하는 것에서 전용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세라토와 트랙터가 기존의 장비를 이용했던 이유는 클럽에서 공통으로 그와 같은 장비를 쓰고 있고 기존의 디제이 역시 그와 같은 장비를 다루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터블하고 저렴한 컨트롤러가 등장하고 새로 디제잉을 익히는 디제이가 늘어나며 굳이 기존의 방법을 고수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어차피 컨트롤 되는 건 음원이고 그 음원의 소리가 나오는 곳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니까. 디제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디제이들의 돈을 강탈해 온 베스탁스(Vestax)의 VCI 시리즈는 대표적인 포터블 컨트롤러로 초기에만 해도 취미로 디제잉을 하는 용도로 쓰였으나 현재는 현장에서도 쓰는 디제이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타이푼(Typhoon), 아이언 디스커버 디제이(ION Discover DJ), 허큘레스 디제이 컨트롤(Hercules DJ Control) 등 유사 컨트롤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트랙터의 제조사 NI(Native Instruments) 역시 트랙터의 이펙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트랙터 컨트롤 X1(Traktor Kontol X1)과 같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쪽 장비 시장은 이미 디제이 장비 계의 레드 오션이 되었다.

다시 ‘a really cool DJ app’으로 돌아오자. 아이패드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스크린의 크기만 커진 아이폰이고 애매한 포지션의 제품이라는 비아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발표된 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들은 아이패드의 그 커진 크기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큰 가능성을 제공하는지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패드에서 엿볼 수 있는건 이 커다란 멀티 터치 스크린이 단순히 컨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아닌 컨텐츠를 제작하는 툴로 이용될 가능성이다. 아이폰 역시 4의 발표로 이와 같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아이폰이 휴대성과 카메라를 바탕으로 영상제작에 특화된 툴로 쓰인다면 아이패드는 넓은 화면을 이용 한 번에 많은 부분을 터치해 컨트롤 하는 툴로 쓰이게 될 것이다.

아이패드의 심플한 시스템과 멀티터치 그리고 직관적인 UI는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쉽게 컨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디제잉 테크놀로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라 디제잉은 나날이 쉬워지고 있고 그에 도전하는 사람의 수 역시 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a really cool DJ app’이라는 현재까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보편적이라곤 할 수 없는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을 굳이 예를 든 것도 아이패드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디제잉을 하기에 저렴하고 적합한 툴이라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취미로 디제잉을 할 사람이 늘어날 거라는 계산에서였을 것이다. (아울러 재즈뮤턴트사의 레머가 대중적인 툴이었다면 스티브 잡스는 구글과 플래쉬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재즈뮤턴트사에 대한 욕을 한 바가지 했을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음원을 이용한 디제이 시장은 Mp3 플레이어의 틈새시장을 노린 Pacemaker부터 와콤(Wacom, 맞다. 타블렛을 만드는 바로 그 회사다.)사의 넥스트비트 디제이(Nextbeat DJ)까지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능으로 무장한 장비로 채워지고 있다.

타블렛으로 유명한 와콤에서도 이제는 디제이 장비를 만들고 있다.

턴테이블의 판매량이 기타의 판매량을 뛰어넘은 것처럼 이들의 판매량 역시 언젠가는 턴테이블이나 CDJ의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이다. 어쩌면 얼마 안 있어 클럽에서 턴테이블, CDJ, 믹서 대신 랩탑과 컨트롤러만으로 혹은 다른 일체형 디제이 장비나 아이패드 등 각양각색의 장비로 디제잉을 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투 턴테이블 원 믹서로 시작한 디제잉이라는 개념은 점점 전형화되지 않은 무언가로 바뀌어 갈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른 우려도 존재한다. 기술이 디제잉의 많은 부분을 대체한다면 디제이의 역할은 무엇인가. 과연 그들을 디제이라 부를 수 있는가. 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채울 수 있는 여백 역시 많아질 것이고 많은 디제이가 그 여백을 채우기 위해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디제잉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일렉트로닉 뮤직의 역사가 증명하지 않았는가. 아울러 전통적인 방식으로 턴테이블 혹은 CDJ와 믹서를 이용해 디제잉을 하는 디제이 역시 꾸준히 존재할 것이다. 아직 무수히 많은 디지털화되지 않은 음악이 존재하고, 랩탑이나 디지털 디제이 장비의 크기는 아직 CD 캐링 케이스보다 크고 무거우니까. 소규모의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시작했던 디제이 시장은 대형 아이스크림 매장을 지나 이제 베스킨라빈스가 되었다. 어느 아이스크림을 어떤 컵에 어떻게 섞어 먹을지는 당신의 몫이다.

* 참고로 본 포스트는 레머는 만져 보지도 못하고 아이패드는 약 10분간 만진게 다인 상태에서 작성되었다. 해당 기기 유저 중 내용 중 틀린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 바란다. 물론 피드백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직접 내가 아이패드와 레머를 사용할 수 있게 선물하는 것이지만. 믹서기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모든 실험을 다 한 뒤, 그 내용을 포스팅할 것을 약속한다. (물론 믹서기를 함께 선물한다면 믹서기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
* 본 포스트는 Sound@Media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서울 내에서 강을 건너는 일도 일년에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지만 (그리고 이는 내가 왜 성공하지 못하는 지에 관한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 준다.) 일년에 두어번 정도 내 의지와 관계 없이 서울 밖 지역으로 나가야 할 일이 생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교통비를 주어 내 좁은 방에 들이는 건 통장잔고를 줄게 하지만 내가 그 사람들에게 교통비와 페이를 받고 내려가는 건 통장잔고를 (미약하게나마) 늘게 하니까. 그리하여 작년엔 차지은씨의 제안으로 제천 영화제 시네마 파라디소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올해는 먼지양의 섭외로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주에 내려가 경상대 방송국 영상제에 참여했다. 참고로 나는 경상대 신문에 칼럼을 기고 중이기도 하니, 경상대 학생들은 자신들이 내는 등록금이 한 이름없는 프리랜서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며 내가 경상대를 내 모교보다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서울 밖의 지역에 나가는 건 극히 드문 일이고 이 날의 경험을 통해 올해 내 외출 중 서울 밖 지역 할당량은 다 채운 듯 해 그를 기념하고자 진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포스팅한다. 그렇게 2009년도 가는거지.
진주고속버스터미널 앞. 진주의 마스코트 논개 캐릭터가 붙어 있는 개나리 색의 택시가 지나다니고 있다. 논개 노래의 가사를 떠올리며 저 해맑게 웃고 있는 논개 캐릭터를 바라 보면 뭐랄까, 자신의 의지완 관계 없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가고 이렇게 돌아오는거지.

내가 참가한 행사의 타이틀은 위와 같다. ‘열정’, ‘향기’, ‘탐하라’. 이 얼마나 대학생의 풋풋함이 잘 드러나는 단어들인가. 참고로 미국 대학교 방송국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컬리지 록의 가사는 대부분 냉소적이고 염세적이다. 우리나라 대학 생활도 날로 힘들어지고 있으니 곧 한국에서도 한국의 컬리지 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식사 시간이 지난 후 도착해 약속했던 한우를 얻어 먹진 못하고 대신 한우 햄이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대접받았다. 참고로 콜바사르는 히브리어 Kol-Wbasar로 동유럽 슬라브 국가들의 귀족이 즐겨먹었다는 고급 수제육제품의 어원이라고 한다. 어원과 관계 없이 먹는 순간 위벽을 모두 녹여버릴 것 같은 이름이다.

상대적으로 홍보가 덜 되어 충분히 당첨될 가능성 있다 생각해 매일 응모했던 대한민국 검색대회. 알고보니 전국 대학교에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러니 내가 당첨이 안되지. (결국 나는 모든 회차에 참여하는 이에게 주는 개근상 따위에 당첨, 내 사이즈완 맞지도 않는 구글 티셔츠를 받게 된다.)

경상대는 맥빠? ‘방송신문사’ 관련 사무실만 들러서였겠지만 스티브 잡스가 흐뭇해 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아무렇지 않게 맥이 널려 있었다. 참고로 이 맥은 내가 이 학교에서 본 맥 중 가장 안 좋은 맥이다.

드디어 리허설을 위해 입장한 행사장에 좌석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절망중. 출장 디제잉을 다니며 느끼는건데 한국인은 차려준 좌석에 대해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참 예의바른 민족이다. 이러한 환경은 결과적으로 친대중적으로 짜여진 plan-a mixset 대신 내 취향대로 짠 plan-b mixset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장비를 놓을만한 마땅한 테이블이 없어 학장님만 사용한다는 교단 위에 장비를 셋팅했다. 참고로 빅뱅 콘서트에서 쥐드래곤도 교단 위에서 디제잉을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내 블로그에 ‘쥐드래곤 발기’로 검색해 들어오는 녀석들은 대체 어떤 녀석들이냐.)

최종 셋팅 샷. 이 날의 공연은 내가 15분간 플레이하고 5분간 경상대 비보이팀 토네이도와 협연 후 나머지 10분동안 토네이도가 자신들이 준비한 음악에 맞춰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공연 전 프리스타일에 쓰일 음악을 토네이도 단장과 같이 골랐는데 의외로 국내 블로그에선 ‘발로 만든 음악’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major lazer의 ‘pon de floor’에 반응을 해 조금 놀랐다. 아아, 몸으로 음악을 받아 들인다는 건 얼마나 정직한 일인가. 최종적으로 diplo의 ‘wassup wassup’, arabian prince의 ‘it ain’t tough’ 그리고 kid cudi의 ‘day n night (crookers remix)’으로 프리스타일 셋을 짰다. 내 단독 공연에선 정확히 내가 예상한 반응이 나왔고 토네이도가 등장한 후론 비교적 열렬한 호응 속에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이 끝난 후 토네이도와 인사를 나누며 비걸들에게 ‘멋있어요’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쉽게도 그들의 뒤풀이 자리는 내 뒤풀이 자리와 달랐다. 다시 한번 그 날 멋진 공연 보여준 토네이도에게 감사의 말을, 비걸들에겐 XOXO를 전한다.
경상대학교가 살아야 나도 산다. 다음 학기에도 칼럼의 연재를 요청해 준 박윤정 편집장에게도 역시 XOXO를.

국내 최초로 출시된 ‘무학’사의 16.9도 소주 좋은데이. 출시 초기에는 시원을 제조하는 ‘대선’의 방해로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에 아이폰이 들어 오기가 괜히 힘들었던 게 아니다.

19.9도 소주 화이트. 문득 경상도 지방의 수퍼에서 화이트를 달라고 하면 생리대를 줘야할지 소주를 줘야할지 헷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풀이 자리는 영상제를 준비한 스탭들과 같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즐거운 자리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뒤풀이 자리는 돈을 내지 않고 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그와 동시에 윗사람이 주도하는 분위기를 따라가야 한다는 더 큰 단점을 포함한다. 나는 이방인이라는 큰 어드밴티지 덕에 회식의 중반까지 장점만을 취하고 있었다. 허나 한 이름 이상한 이가 불필요하게 나를 끌어 들여결국 단점까지 취하게 된데가 그 이름 이상한 이가 적절하지 못한 판단내에서 유대감을 쌓기 위해 뱉은 멘트들이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해 되려 단점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가명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 (예:래퍼, 블로거) 이름 이상한 사람은 컴플렉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 편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참고로 그 이름 이상한 이는 다음날 부적절한 멘트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된다. 빅뱅이론의 라지 말처럼 카르마는 뉴턴의 과학적 공식이고 그 이름 이상한 이는 두 얼굴의 썅년이었다.

택시를 타고 가장 가까운 모텔에 데려 달라고 했더니 이 모텔 앞에 내려줬다. 참고로 이 모텔은 2007년 진주를 방문했을 때도 묵었던 모텔로 아저씨가 방을 착각해 내게 모텔 침대 위에 발가 벗고 누워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을 목격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를 지나 원래 목적대로 냉장고에서 박카스 유사 제품을 꺼내왔다.) 꼭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이 모텔에 묵기로 했다. 모텔비는 만원이 오르고 그 때 함께 묵었던 이는 사라져 즉, 그때보다 모텔비를 두 배 이상 물게 되어 조금 억울했는데 안에서 잡히는 mylgnet의 비밀번호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달라 더 억울했다. 구글 검색대회에 참가해야 하는데..

모텔에 별로 가본 적은 없지만 왜 모텔의 인테리어와 조명은 다 이 모양인걸까.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같은 꿈을 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재작년엔 이곳에서 국내에선 개봉도 하지 않은 asia argento의 ‘스칼렛 디바’를 티비에서 우연히 봤던 기억이 난다.

진주에 내려 와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자주 볼 수 있었다는 점. 확실히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제의 썅년을 용서해줄 수도 있을 것처럼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물론 그렇다고 용서하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지금처럼 개발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수평선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설명해 주어야 할 것이고 아이들은 나처럼 좁은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경계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어머니의 눈과 아이의 해맑은 표정이 진주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가족을 위해 모두 안전하기를.

먼지네 집 앞 풍경. 재작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전국 체전을 앞두고 스타디움을 짓고 있다고 한다. 커다란 거미 한마리가 언덕 위에 올라와 있는 듯 하다. 먼지한테 저거 생겨서 집값 좀 오를 것 같냐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먼지네 집 앞 버스 정류장. 이 곳에서 버스를 계속 기다리다 보면 고스트 월드의 이니드처럼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수 있는걸까. 멈추는 버스가 있을지 기다려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만원 오른 모텔비의 부담이 너무 컸고 구글 검색대회 참가기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먼지양이 대접한 한우.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제대로 굽는 법을 몰라 중간에 바싹 익히고 조금 태우기도 하고 그랬다. 고기덩어리가 되어버린 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하필이면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에 탄 지하철에 ‘한우를 먹을 자격? 한우를 구울 줄 아는 분. 바짝 구우면 질겨 못 먹습니다.’ 따위의 광고판이 붙어 있어 빈정이 좀 상했다. 아무튼 이렇게 한우도 먹을 줄 모르고 좁은 마음을 가진 서울 촌놈의 진주 기행은 슬슬 마무리되고 있었다. 다른 곳을 더 다녀볼까도 생각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장비를 실은 가방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 검색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그 때 결국 개근상이나 타게 될 줄 알았더라면.)

오는 길엔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었다. 많은 이들이 유시민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유시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관심 없고. 옮긴이에 적혀 있는 김연수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 김연수인 줄 알고 구입했다. 생각해보니 김연수가 독일 작가의, 그것도 민음사
책을 번역할리가 없는데. 유시민의 추천으로 읽게 된 것보다 더 바보같은 이유다. 하지만 이유와 관계 없이 책은 꽤 좋았다.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카타리나가 부디 행복해졌기를 바란다.

긴 여행의 꽃은 역시 호두과자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 먹었다. 그렇게 가는거지. 진주기행 끝.
사용자 삽입 이미지생각대로 하면 되는 것이란 바로 이런것이다.

제목에는 유감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사실 나는 이에 깊이 분노하고 있다. 이는 단지 내 손에 그럴듯한 최첨단 장난감 하나를 쥘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아이폰 3g가 출시 될 수 없는 국내 이동통신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소비자의 권리는 무시되고 있음을 분노하는 것이다. sk telecom은 자신들의 서비스만 있으면 생각대로 하면 된다고 얘기하지만, 그건 그들이 내 생각의 범위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내 손에 아이폰 3g가 주어진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이 포스트를 보는 사람 중 sk telecom 관계자가 있다면 아래의 리스트 중 당신의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것’에 해당되는게 얼마나 있는지 체크해보라.

ActiveSync 기능으로 내 맥북 안의 자료-iCal,주소록,Mail,iPhoto,RSS 등-을 wifi를 통해 자동으로 연동할 수 있다.
iWork로 작성된 문서를 휴대하며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작성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Voip를 이용 통신요금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과 내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홍대-는 대부분 무선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즉, 내가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기존 방식의 핸드폰 통화를 전혀 하지 않고도 통화를 할 수 있다.
아이팟을 팔아 다음달 공과금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오늘 공개된 band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라도 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녹음할 수 있다.
ableton live의 미디컨트롤러로 이용하고 그것을 찍어 유튜브에 올려 많은 인기를 끌 수 있다.
웹 서핑, 메일, 유튜브 등은 너무 기본적인 내용이니 생략하자. 물론 국내 통신 환경에선 이조차 여의치 않지만. 참고로 오늘 공개된 키노트 내용에 의하면 아이폰 이용자 중 98% 이용자가 온라인 브라우징을 하고 94%가 메일, 80% 사용자가 10가지 이상의 기능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앞으로 무수히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공개될 것이고, jailbreak에 관한 아이디어는 메뚜기 때처럼 웹을 뒤엎을 것이며 실제로 사용 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만약 국내 이통사 및 웹 서비스 업체에서 이에 적극성을 띈다면 오늘 공개된 무선 ebaying처럼 그 가능성은 배가 될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될지도 모르고, 꼼꼼한 주소록 관리로 더 많은 여자를 꼬실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나는 맥북 한대만으로 디제잉 및 프로듀싱을 비롯, 굉장히 많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는 맥을 쓸 수 없다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기까지 했다.
저작권자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분배하는 itunes store는 한국에서 오픈되고 있지 않고 스티브 잡스의 발언에 따르면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한다. 한국에선 저작권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가장 많이 강탈하고 있는 이통사에서 음원 서비스를 거의 독점하고 국가에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이한 불법 공유의 장인 웹하드 서비스에 대한 단속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 3g 국내 출신은 (일단) 불발 되었다. 한국 정부에서 wipi 를 고수하고 (물론 wipi 정책 실시할 때의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을지 모르나.) 국내 국내 이통사의 독점적 지위를 방조하고 국내 이통사가 그 지위를 마음껏 누린 덕분에 말이다. 언제까지 우리의 권리는 무시되어야 하나. 언제까지 우리의 기회는 박탈당해야만 하나.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걸 봐야 하나. 대통령이 국민들의 함성을 소나기 정도로 치부하는 곳에서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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