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 할 보도자료를 한건 남겨놓고 혜련씨에게서 쌈싸페의 공식 명칭이 '제10탄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어이쿠야. 그걸 왜 이제야. 앞으로 쓸 기회는 한번밖에 안남았는데. 대신 이곳에다라도 잔뜩 써놓을련다. 제 10탄 쌈지사운드페스티벌 하지만 언제나 그 후엔 이하 쌈싸페. 근데 왜 쌈싸페는 쌈사페가 아니라 쌈싸페인걸까. 줄임말을 잘 쓰지 않을 뿐더러 쓰더라도 적합하게 쓰이는지 늘 예민한 나는 사실 첫 보도자료를 쓸 때부터 이 때문에 코페르니쿠스적 고민에 빠졌더랬다. 뭐, 어쩌겠어. 쓰라는 대로 써야지. 저 팀장님 근데 입금은 이번주까지 되는거 맞죠? 유레카!


쌈싸페의 포스터 및 홈페이지, 무대 등 각종 비주얼은 안데스가 맡았고, 트레일러 영상은 그 비주얼을 바탕으로 opacity101이 담당했으며 주제곡은 골든팝스가 맡았다. 저 팬티만 입고 밭을 가는 모델은 자갈씨. 그러고보니 이력서를 제외하곤 이름도 남지 않는 이들이 왜 이리 많아. 페스티벌도 끝나고 영화처럼 크레딧이라도 띄우면 안되나요. 비록 영화관에서도 크레딧을 확인하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부산시에서 후원하는 부산 락 페스티벌에서는 끝나고 부산시장에 나와 폐회사를 한다더라. 근데 그게 니 돈이니? 니가 copa salvo 불렀니? 물론 쌈싸페에서는 천호균 사장이 나와 폐회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지만 직접 나와 폐회사를 하면 부산시장보다 재밌을 것이다. '주주 여러분 쌈지 주식이 많이 떨어져 걱정이신가요? 뭐, 어떻습니까. 다들 즐거워 하고 있는데.' 


각설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플렛에서 라인업을 보고 무대위의 밴드들을 보겠지만, 나는 쌈싸페를 만드는 스탭들을 보았다. 그들은 즐겁고 지리멸렬하게 대화를 나누었고 때론 다투었으며 거의 매일마다 야근을 하고 그 와중에 어떤이는 정분이 나기도 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아따, 배때기를 찔러도 고기값이라도 번다는 자본주의적 마인드로 찔러야지. 뭐, 냐야 다투고 정분나고 할 겨를도 없이 프로그램 팀에서 빠지고 홍보팀에 들어간 후론 집에서 매일마다 대여섯시간 동안 '쿨케이 괄약근 조절 고혈압 위장' 따위 뉴스나 보며 낄낄대고 현실도피하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최장수, 최다관객 동원 페스티벌',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뮤직 페스티벌'같은 문장을 꾸역꾸역 토해냈지만. 만 27세의 나이, 해외의 자신이 천재라 생각하는 이들은 자살을 택했는데 한국의 자신이 천재는 커녕 김태희의 천재적인 소비생활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근 4개월동안 쌈싸페에 천재답지 않게 느슨히 매달려 지냈고 그 결과물이 개천절날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쳐진다. 


이런 말은 페스티벌이 끝난 후에 해야 맞겠지만 난 늘 타이밍이 어긋나는 사람이니까. 미리 함께 한 스탭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대부분이 여자고 대부분이 나와 동갑인데 잘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 좀 아쉽네. 페스티벌 끝나면 저의 '원대한 계획'과 함께 닭이라도 잡수지요. 그리고 의외로 초대장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해주지 못한 사람들에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아니, 그게 나는 내가 친구가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친구도 도움 받은 사람도 많더라고. 부족한 것도 많지만, 같은 얘기는 내가 할 게 아닌 것 같고 아무튼 다른 건 필요 없고 다들 와서 즐겨주면 좀 고마울 것 같다. 이 포스트의 마지막 문단은 늘 보도자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래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김덕수 예술감독, 심수봉, 김창완밴드, 다이나믹 듀오, 유앤미 블루, 황신혜 밴드 등 총 40여팀이 출연하는 제 10탄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은 10월 3일 개천절 서울 방이동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