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oovie님의 glass candy 빠돌질(groovie님, 이 정도면 빠돌질이라고 표현해도 되겠지요? 낄낄.)에 감화되 뒤늦게 찾아 듣게 된 밴드. glass candy를 위시한 italians do it better 레이블 쪽 음악은 내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인데- justice 'plainsphere' 포스트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디스코와 디스코에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디스코는 음악사에 있어서 큰 지분을 차지할 수 없는 훵크/소울을 노말라이즈드한 팝 차트 지향의 cookie-cutter 뮤직에 지나지 않거든. 최근의 디스코 리바이벌 붐은 현대 음악이 더이상 과거 음악에서 골수까지 뽑아 먹다 정말 정말 뽑아 먹을 게 없어서 겨우 뽑아든 스페어 타이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탈리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들은 대부분 내 나이 때 내가 섹스한 횟수의 다섯배 이상 되는 섹스 경험을 갖고 있단 말야! 물론 glass candy는 이탈리안은 아니지만. 아무튼- glass candy에게 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groovie님이 올린 라이브 동영상을 보고 난 후. 음악에 있어서 태도가 전부가 되는 건 진정성 여부를 떠나 좀 구리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인간이 거짓말 탐지기도 아니고 우석훈의 지적처럼 '진정성'이라는 표현만큼 사기치기 좋은 단어도 없는 것 같다.) glass candy의 라이브 동영상은 그들이 자신들이 내세우는 태도에 걸맞는 매력을 갖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glass candy는 보컬 언니가 예쁜 편도 아니고, 음악이 스킬풀하거나 굉장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glass candy의 'rolling down the hills'는 최근 대부분의 음악을 썩 성능이 뛰어나지 않은 좌뇌로만 듣던 내게 그 이상의 섹시하고 센티멘털한 무언가를 전해주었다. 내친김에 가사도 찾아봤는데 전형적인 약쟁이 가사이긴 하지만 마지막 소절인 'why should i feel deprived? rolling back i'm alive,' 부분에선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더라. 여기서 'rolling back i'm alive' 앞에는 'but(한국말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라는 단어가 생략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태원의 어줍잖은 표현처럼 이 곡은 정말 아름답다. 그러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는 표현 따윈 아무렇지 않게 해도 된다. 아, 벌써 아니 이제서야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한다는 가을이 찾아왔구나. 지금도 이탈리안들은 열심히 섹스를 하고 딸갤러들은 '(노모)헤어진 내여친.avi'따위 동영상을 보고 '횽 내가 24년만에 찾은 여신인데' 따위의 게시물을 올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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