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리가 낳은 최고의 발명가 magazine king의 첫 솔로 전시회. 잡다한 건 좋아해도 귀찮은 건 싫어하는 그의 성격 상 다시는 전시회 같은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즉, 전시회 이후 그의 기발하고 신기한 발명품을 보기 위해서는 그와 몇 번 만나 친해진 뒤 약속을 잡고 두 군데에 위치하고 있는 그의 작업실에 두 번이나 놀러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전시회에 참가해 한 번에 그의 발명품을 모두 구경하고 멋쟁이들의 놀이터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저렴한 가격의 맥주를 마시며 모인 사람들과 노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심지어 그는 1월 8일(오늘) 저녁 7시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악기로 공연을 하기까지 하는데 이는 놀러가도 수다만 떠는 그의 작업실에서도 보기 힘든 구경거리니 그것마저 구경하게 된다면 당신은 보기 드문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magazine king의 모든 작업물을 한번에 볼 수 있는 'king of magazine king'이 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당신은 침대 옆에 섹시한 여자를 눕혀 놓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남자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고자가 아니라면 모두 참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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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king의 전시회에 가지 못한 한 남자의 절규







작년 말 서울 도심에 등장한 스타워즈 스톰트루퍼. 트위터에 누군가 목격하고 사진을 올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이 업데이트 되었다. 몇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이 올라왔으나 아바타는 3주만에 600만명이 보지만 SF 팬덤 층은 여전히 옅은 한국에서는 별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혹은 연말 시상식의 고현정의 '미친거 아냐?' 멘트, 유재석의 '신동엽 사장님' 음모론, 김혜수 유해진 열애 소식이 너무 막강해 스타워즈는 이슈가 될 틈이 없던가. 올린 곳이 starwarskorea인 걸로 보아 한국에서 스타워즈와 관련된 무언가가 런칭되는 듯.

이렇게 사랑스러운 스톰트루퍼에게 어떻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다섯 군데의 클럽을 돈 후 아침 9시까지 술을 마시고 촬영장에 등장한 어느 퇴폐향락 디제이의 초상

무슨 일을 합니까? 얼마 동안 했습니까? 왜 그 일을 하고 있습니까?
- 귀노동자/음담배설가. 4년. 리스너가 뮤지션이 된다는 건 어린아이일 때 아버지의 수트를 훔쳐 입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는 일찌감치 그 수트가 내 몸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롱에서 그 수트를 꺼내 입은 건 남자라면 한번쯤은 수트를 입어야 하는 법이고 내겐 새 수트를 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서른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어떤 특정한 사람이어도 좋고, 다른 무엇이어도 좋습니다. 그것과 당신은 어떻게 들어맞고 어떻게 다릅니까?
- 내가 경험하지 못한 열일곱살을 떠올릴 순 있어도 내가 경험하게 될 서른살에 대해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영원히 서른살은 찾아오지 않을거라 (심지어는 서른살을 보름 앞둔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커트 코베인도 지미 헨드릭스도 심지어 2012년 지구종말설을 믿는 83년생도 아닌데.

20대를 한번 이런 식의 숫자들로 뒤돌아볼 수도 있겠죠. 3번의 연애, 3번의 이별, 2번의 입원, 36권의 책, 12장의 레코드, 12평 원룸, 1번의 배낭영행... 항목은 각자 새롭게 만드시는 게 좋겠죠. 물론 여기 있는 답변 항목이 포함되어도 좋고요.
- 결국 완성하지 못한 한 장의 앨범과 한 권의 책. 그 안에 채워질 수백번의 섹스와 수천번의 마스터베이션.

당신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도록 만든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무엇(누구, 어떤 사건, 여러 일들, 어떤 에피소드, 기억, 뭐든 좋습니다)입니까?
- dj soulscape의 조언과 여태껏 만난 무수히 많은 반면 교사들 그리고 2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한 이별. 이 세가지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그리고 결코 될 수 없는 사람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

지금 통장엔 얼마가 있습니까? 88만원보단 많은가요? 그걸로 뭘 할 건가요?(지금이든 먼 훗날이든)
- 36만원. (부족한 돈을 채워) 월세를 내고 카드값을 내야 한다.

이제까지 벌어본 가장 큰 돈은 무엇을 해서 번 얼마였습니까? 그리고 가장 비싸게 주고 산 물건이 있다면 뭐였을까요?
- 회사에 다닐 때 받았던 월급 130만원. 139만원 주고 구입한, 디제잉/프로듀싱/문서 작성에 아직도 쓰이고 있는 구형 맥북. 그러고보니 나의 20대는 140만원 이상의 돈의 개념을 알지 못한 채 끝나는 듯 하다. 적어도 30대에는 그 두 배 이상의 돈의 개념을 알았음 한다. 비록 그것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이라 할지라도.

당신이 또래 혹은 동세대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반대로 '그들'과 '나'는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 텅 빈 홍대 앞 스타피카소 빌딩 앞을 지나갈 때. 좋았던 시절 아무 계획없이 방출되어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이용된 뒤 아무도 찾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같은 세대를 공유하고 있다. / 내가 촬영하기 전 촬영한 수트를 입은 친구를 보았을 때. 기획 상 그가 나와 동갑내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그 사실이 잘 이해 되지는 않았다. 아마 책이 나온 후 이 꼭지를 보며 같은 기획에 참여한 모든 동갑내기 친구들이 낯설 듯 하다. (이 기획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 당신들도 그렇지 않은가?

나이값을 한다는 건 뭘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서른살의 나이값이란 어떤 건가요?
- 방금 98세 할머니가 '손님이 많아 시끄럽다'며 100세 룸메이트를 살해했다는 뉴스를 봤다. 이런 세계에서 어떻게 나이값이라는 개념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사회에서 혹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요?
- 그에 관한 리스트를 만들라면 GQ 한권을 모두 채워도 모자랄 것이다. 현재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사람들은 아무런 의미도 아름다움도 찾아볼 수 없는 ㅋ이라는 2바이트짜리 자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이다.

당신의 서른살에 스스로 기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가벼운 어깨와 엉덩이.

지금 당신이 가장 기다리는 건 무엇입니까?
-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신세경과 이지훈의 키스 신.

20대의 마지막 날, 2009년 12월 31일에 어디서 뭘 하고 싶습니까?
-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기왕이면 브라질이나 콜롬비아가 좋을 듯 하다.) 새해를 맞이하는 파티에 참석하고 싶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이제 서른살이 되었다고 하면 그들은 내게 얘기하겠지. '그게 무슨 소리야. 넌 아직 스물여덟살인걸.'

그리고 마침내 서른이 된 당신에게 스스로 한마디 한다면요?(축하든 위로든 야유든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말)
- 이제 너는 트라팔마도어인을 창조할 순 있어도 트라팔마도어인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어리다고(젊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 모든 인생에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핑계거리가 필요한 법이니까.

thanx to more, 정우영
Deep! Dope! Tight! x V Christmas Party
Friday. Dec. 25th. 2009
18:00 - 05:00
@ BAR V

LINE UP
-DJS
QUANDOL
HAVAQQUQ
ANDOW
YTST

-VJ
JOI THE DOGFATHER

EVENT
FREE TENDER CHICKEN COUPON FOR FIRST 20 CUSTOMERS
POCKET BALL TOURNAMENT (WINNER TAKES BIG PRESENT!)

-TICKET
15,000 WON AT DOOR (FREE DRAFT BEER!!!!!!!)


V
V는 홍대 놀이터 골목에 위치한 새로운 개념의 포켓볼 라운지 바입니다. 유럽의 고급스러운 펍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V의 뮤직 매니저가 정성스레 셀렉트한 Lounge 뮤직, 고급 나무로 마감된 포켓볼대 그리고 저렴한 가격의 신선한 맥주와 스위트 소스가 곁들여진 텐더 치킨까지. 당신이 스타일을 아는 사람이라면, 좋은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놀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미식가라면, 합리적인 소비가 무엇인지 사람이라면 결코 이 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모두를 즐기는 멋쟁이라면 두말 할 나위 없겠지요. 멋쟁이들의 놀이터 V가 한국에서 가장 멋진 친구들 Deep! Dope! Tight!과 함께 펼쳐질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파티. 멋쟁이 당신을 위한 특별한 이 밤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Deep! Dope! Tight!
V Bar의 첫번째 크리스마스 파티는 한국에서 가장 Deep!하고 Dope!하며 Tight!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Deep! Dope! Tight!이 함께합니다. 이미 Club Via에서 두번의 파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파티 계의 명가로 인정받고 있는 Deep! Dope! Tight!은 하루밖에 없는 2009년 크리스마스를 보다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지금도 레코드더미에서 산타클로스가 그려진 커버를 찾고 있습니다. 겉 보기엔 거칠어 보이지만 아직도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따뜻한 마음의 네 남자 YTst, Quandol, Andow, havaqquq은 이 날을 맞이해 다른 때보다 스위트하고 러블리한 튠을 선보입니다. 연인들의 몸과 마음을 녹일 R&B, 한겨울 속 남미의 뜨거운 열정을 맛보게 해 줄 Reggae, Bossa Nova,  Baile Funk, Cumbia,  한층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돋구게 해 줄 Lounge, House 뮤직까지. 그리고 그에 곁들여진 Visualozik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센서티브한 브이제잉과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맥주와 이벤트는 당신의 시각과 청각 그리고 미각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것입니다.  당신이 올해 울었든 울지 않았든 너그러운 산타클로스 Deep! Dope! Tight! x V Christmast Party는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고의 밤을 선물합니다. 모두 Deep! Dope! Tight! Christmas & Happy New Year!

본 사진은 파티 내용과 무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holla!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서울 내에서 강을 건너는 일도 일년에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지만 (그리고 이는 내가 왜 성공하지 못하는 지에 관한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 준다.) 일년에 두어번 정도 내 의지와 관계 없이 서울 밖 지역으로 나가야 할 일이 생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교통비를 주어 내 좁은 방에 들이는 건 통장잔고를 줄게 하지만 내가 그 사람들에게 교통비와 페이를 받고 내려가는 건 통장잔고를 (미약하게나마) 늘게 하니까. 그리하여 작년엔 차지은씨의 제안으로 제천 영화제 시네마 파라디소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올해는 먼지양의 섭외로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주에 내려가 경상대 방송국 영상제에 참여했다. 참고로 나는 경상대 신문에 칼럼을 기고 중이기도 하니, 경상대 학생들은 자신들이 내는 등록금이 한 이름없는 프리랜서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며 내가 경상대를 내 모교보다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서울 밖의 지역에 나가는 건 극히 드문 일이고 이 날의 경험을 통해 올해 내 외출 중 서울 밖 지역 할당량은 다 채운 듯 해 그를 기념하고자 진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포스팅한다. 그렇게 2009년도 가는거지.
진주고속버스터미널 앞. 진주의 마스코트 논개 캐릭터가 붙어 있는 개나리 색의 택시가 지나다니고 있다. 논개 노래의 가사를 떠올리며 저 해맑게 웃고 있는 논개 캐릭터를 바라 보면 뭐랄까, 자신의 의지완 관계 없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가고 이렇게 돌아오는거지.
내가 참가한 행사의 타이틀은 위와 같다. '열정', '향기', '탐하라'. 이 얼마나 대학생의 풋풋함이 잘 드러나는 단어들인가. 참고로 미국 대학교 방송국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컬리지 록의 가사는 대부분 냉소적이고 염세적이다. 우리나라 대학 생활도 날로 힘들어지고 있으니 곧 한국에서도 한국의 컬리지 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식사 시간이 지난 후 도착해 약속했던 한우를 얻어 먹진 못하고 대신 한우 햄이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대접받았다. 참고로 콜바사르는 히브리어 Kol-Wbasar로 동유럽 슬라브 국가들의 귀족이 즐겨먹었다는 고급 수제육제품의 어원이라고 한다. 어원과 관계 없이 먹는 순간 위벽을 모두 녹여버릴 것 같은 이름이다.
상대적으로 홍보가 덜 되어 충분히 당첨될 가능성 있다 생각해 매일 응모했던 대한민국 검색대회. 알고보니 전국 대학교에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러니 내가 당첨이 안되지. (결국 나는 모든 회차에 참여하는 이에게 주는 개근상 따위에 당첨, 내 사이즈완 맞지도 않는 구글 티셔츠를 받게 된다.)
경상대는 맥빠? '방송신문사' 관련 사무실만 들러서였겠지만 스티브 잡스가 흐뭇해 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아무렇지 않게 맥이 널려 있었다. 참고로 이 맥은 내가 이 학교에서 본 맥 중 가장 안 좋은 맥이다.
드디어 리허설을 위해 입장한 행사장에 좌석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절망중. 출장 디제잉을 다니며 느끼는건데 한국인은 차려준 좌석에 대해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참 예의바른 민족이다. 이러한 환경은 결과적으로 친대중적으로 짜여진 plan-a mixset 대신 내 취향대로 짠 plan-b mixset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장비를 놓을만한 마땅한 테이블이 없어 학장님만 사용한다는 교단 위에 장비를 셋팅했다. 참고로 빅뱅 콘서트에서 쥐드래곤도 교단 위에서 디제잉을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내 블로그에 '쥐드래곤 발기'로 검색해 들어오는 녀석들은 대체 어떤 녀석들이냐.)
최종 셋팅 샷. 이 날의 공연은 내가 15분간 플레이하고 5분간 경상대 비보이팀 토네이도와 협연 후 나머지 10분동안 토네이도가 자신들이 준비한 음악에 맞춰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공연 전 프리스타일에 쓰일 음악을 토네이도 단장과 같이 골랐는데 의외로 국내 블로그에선 '발로 만든 음악'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major lazer의 'pon de floor'에 반응을 해 조금 놀랐다. 아아, 몸으로 음악을 받아 들인다는 건 얼마나 정직한 일인가. 최종적으로 diplo의 'wassup wassup', arabian prince의 'it ain't tough' 그리고 kid cudi의 'day n night (crookers remix)'으로 프리스타일 셋을 짰다. 내 단독 공연에선 정확히 내가 예상한 반응이 나왔고 토네이도가 등장한 후론 비교적 열렬한 호응 속에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이 끝난 후 토네이도와 인사를 나누며 비걸들에게 '멋있어요'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쉽게도 그들의 뒤풀이 자리는 내 뒤풀이 자리와 달랐다. 다시 한번 그 날 멋진 공연 보여준 토네이도에게 감사의 말을, 비걸들에겐 XOXO를 전한다.
경상대학교가 살아야 나도 산다. 다음 학기에도 칼럼의 연재를 요청해 준 박윤정 편집장에게도 역시 XOXO를.
국내 최초로 출시된 '무학'사의 16.9도 소주 좋은데이. 출시 초기에는 시원을 제조하는 '대선'의 방해로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에 아이폰이 들어 오기가 괜히 힘들었던 게 아니다.
19.9도 소주 화이트. 문득 경상도 지방의 수퍼에서 화이트를 달라고 하면 생리대를 줘야할지 소주를 줘야할지 헷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풀이 자리는 영상제를 준비한 스탭들과 같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즐거운 자리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뒤풀이 자리는 돈을 내지 않고 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그와 동시에 윗사람이 주도하는 분위기를 따라가야 한다는 더 큰 단점을 포함한다. 나는 이방인이라는 큰 어드밴티지 덕에 회식의 중반까지 장점만을 취하고 있었다. 허나 한 이름 이상한 이가 불필요하게 나를 끌어 들여결국 단점까지 취하게 된데가 그 이름 이상한 이가 적절하지 못한 판단내에서 유대감을 쌓기 위해 뱉은 멘트들이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해 되려 단점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가명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 (예:래퍼, 블로거) 이름 이상한 사람은 컴플렉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 편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참고로 그 이름 이상한 이는 다음날 부적절한 멘트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된다. 빅뱅이론의 라지 말처럼 카르마는 뉴턴의 과학적 공식이고 그 이름 이상한 이는 두 얼굴의 썅년이었다.
택시를 타고 가장 가까운 모텔에 데려 달라고 했더니 이 모텔 앞에 내려줬다. 참고로 이 모텔은 2007년 진주를 방문했을 때도 묵었던 모텔로 아저씨가 방을 착각해 내게 모텔 침대 위에 발가 벗고 누워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을 목격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를 지나 원래 목적대로 냉장고에서 박카스 유사 제품을 꺼내왔다.) 꼭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이 모텔에 묵기로 했다. 모텔비는 만원이 오르고 그 때 함께 묵었던 이는 사라져 즉, 그때보다 모텔비를 두 배 이상 물게 되어 조금 억울했는데 안에서 잡히는 mylgnet의 비밀번호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달라 더 억울했다. 구글 검색대회에 참가해야 하는데..
모텔에 별로 가본 적은 없지만 왜 모텔의 인테리어와 조명은 다 이 모양인걸까.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같은 꿈을 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재작년엔 이곳에서 국내에선 개봉도 하지 않은 asia argento의 '스칼렛 디바'를 티비에서 우연히 봤던 기억이 난다.
진주에 내려 와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자주 볼 수 있었다는 점. 확실히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제의 썅년을 용서해줄 수도 있을 것처럼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물론 그렇다고 용서하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지금처럼 개발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수평선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설명해 주어야 할 것이고 아이들은 나처럼 좁은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경계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어머니의 눈과 아이의 해맑은 표정이 진주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가족을 위해 모두 안전하기를.
먼지네 집 앞 풍경. 재작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전국 체전을 앞두고 스타디움을 짓고 있다고 한다. 커다란 거미 한마리가 언덕 위에 올라와 있는 듯 하다. 먼지한테 저거 생겨서 집값 좀 오를 것 같냐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먼지네 집 앞 버스 정류장. 이 곳에서 버스를 계속 기다리다 보면 고스트 월드의 이니드처럼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수 있는걸까. 멈추는 버스가 있을지 기다려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만원 오른 모텔비의 부담이 너무 컸고 구글 검색대회 참가기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먼지양이 대접한 한우.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제대로 굽는 법을 몰라 중간에 바싹 익히고 조금 태우기도 하고 그랬다. 고기덩어리가 되어버린 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하필이면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에 탄 지하철에 '한우를 먹을 자격? 한우를 구울 줄 아는 분. 바짝 구우면 질겨 못 먹습니다.' 따위의 광고판이 붙어 있어 빈정이 좀 상했다. 아무튼 이렇게 한우도 먹을 줄 모르고 좁은 마음을 가진 서울 촌놈의 진주 기행은 슬슬 마무리되고 있었다. 다른 곳을 더 다녀볼까도 생각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장비를 실은 가방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 검색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그 때 결국 개근상이나 타게 될 줄 알았더라면.)
오는 길엔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었다. 많은 이들이 유시민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유시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관심 없고. 옮긴이에 적혀 있는 김연수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 김연수인 줄 알고 구입했다. 생각해보니 김연수가 독일 작가의, 그것도 민음사의 책을 번역할리가 없는데. 유시민의 추천으로 읽게 된 것보다 더 바보같은 이유다. 하지만 이유와 관계 없이 책은 꽤 좋았다.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카타리나가 부디 행복해졌기를 바란다.
긴 여행의 꽃은 역시 호두과자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 먹었다. 그렇게 가는거지. 진주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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